[서울=연합] 2025년 4월,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선 여정의 포문을 열며 첫 공식 일정으로 인공지능(AI) 기술 스타트업을 방문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 첨단 기술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집권 시 과학기술 강국으로의 도약을 이끌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첫 행선지로 AI 스타트업 '퓨리오사AI' 선택
이재명 대표가 첫 방문지로 선택한 곳은 시스템반도체 설계(팹리스)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AI'였다. 이 대표는 4월 14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퓨리오사AI 본사를 찾아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며 대한민국의 AI 기술 현황과 발전 가능성을 직접 살폈다. 이번 방문에는 캠프 관계자들이 동행하여 AI 산업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성장 경제' 핵심으로 AI 강조하며 비전 제시
이번 방문은 이 대표가 그동안 강조해 온 '성장 경제'론의 핵심 축 중 하나로 AI를 설정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보였다. 그는 간담회에서 "AI는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사회 전반의 혁신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며, "미래 경쟁력은 누가 AI 시대를 선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AI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AI 3대 강국 도약 위한 '100조 투자' 및 '전 국민 무료 AI' 공약
특히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을 AI 3대 강국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비전을 제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그는 AI 분야에 향후 5년간 100조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공약하며, 민간의 혁신 역량을 극대화하고 정부의 마중물 투자를 통해 공격적인 연구 개발과 인력 양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의 미미한 정부 투자 수준으로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AI 분야 우수 인재의 병역 특례 확대 등 인력 양성 및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언급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전 국민 무료 AI'라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AI 기술의 혜택이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고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시사했다. 그는 공공 부문의 AI 시스템 구축을 통해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교육, 의료,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반의 공공 서비스를 확대하여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AI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격차 해소와 보편적 접근권 보장을 통해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의 정치 철학과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다. 이를 통해 국민 누구나 AI 기술을 손쉽게 활용하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AI 기본사회'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장의 목소리 경청하며 맞춤형 지원 정책 모색
이 대표는 퓨리오사AI 경영진과의 대화를 통해 한국 AI 반도체 기술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눴다. 팹리스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 반도체 생태계 강화 방안, 그리고 AI 인재 유출 문제 등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맞춤형 지원 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술 개발 단계부터 상용화, 그리고 해외 시장 진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규제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징적인 첫 행보의 의미와 향후 과제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첫 공식 일정 선택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통적인 민생 현장 방문이나 당 내부 결속 다지기 대신 첨단 기술 기업을 찾은 것은 그가 대통령으로서 이끌어갈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성장'에 두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청년층과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제시하고,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려는 전략적인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의 과거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첨단 산업 육성에 힘썼던 경험과도 연결선상에 있는 행보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00조 원이라는 막대한 투자 규모의 실현 가능성과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제시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한, '전 국민 무료 AI' 서비스가 가져올 수 있는 기술적, 윤리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AI 기술 발전과 함께 야기될 수 있는 일자리 감소, 디지털 격차 심화 등의 문제에 대한 해법 제시도 필요하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재명 대표의 퓨리오사AI 방문은 그의 대선 캠페인 초기 메시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강력한 추진 의지를 각인시켰다. 앞으로 이재명 대표가 AI를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어떤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시하고 실행해 나갈지, 그리고 이러한 비전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다가갈지 주목된다.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고 미래 사회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그의 리더십과 정책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이번 첫 공식 일정은 그의 대선 레이스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