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도전과 한국의 전략적 대응
2025년 1월 20일 취임한 제47대 미합중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America First Trade Policy)' 각서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통상환경에 새로운 지각변동이 시작되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에게 전면적인 통상전략 재수립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주요 내용
보편관세와 상호관세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파격적인 관세정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평균 3.3%를 부과하고 있는 중국산 수입품을 대상으로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2025년 4월 2일을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선언하며, 미국에 불공정한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을 부과하는 국가들에 대응하기 위해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미국 우선주의의 강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자국우선주의 정책의 강화는 글로벌 경제·통상 환경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기조는 단순한 관세 인상을 넘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제안보 강화를 목표로 하는 포괄적인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직접적 경제 파급효과
경제 영향 전망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트럼프 당선 시 글로벌 관세정책을 실행할 경우 한국의 총수출액은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하고, 실질GDP는 –0.67~0.24% 변화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요 산업별 영향
전자/IT, 자동차, 배터리 및 반도체 산업 등에 대한 미국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공급망과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관련 기업들의 경영전략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거시경제적 파급효과
관세 부과로 미국 수출이 줄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떨어질 위험이 높아지며, 미국 연준이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지는 등 통화정책에도 제약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전략적 대응 방안
정부 차원의 대응전략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다각적인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엄중한 국제환경의 변화 추세 속에서 미·중 전략적 경쟁이 심화되고, 첨단기술 경쟁과 핵심광물을 둘러싼 공급망 확보가 국가안보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경제안보와 신흥안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대되는 상황에서 포괄적인 경제안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업 차원의 대응방안
한국 기업과 정부는 수출 시장 다변화, 산업 경쟁력 강화 등 다각도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신흥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또한 기술혁신을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통상외교 강화
한국은 미국과의 양자 통상협력 강화와 동시에 다자간 경제협력 틀을 활용한 대응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CPTPP 가입 추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활용 확대, 한-EU FTA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미국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중장기 전망과 대응과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응
미·중 전략경쟁 본격화로 인해, 과거 30여 년 이상 중국 중심으로 형성되어 온 글로벌 공급망 재편 추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새로운 공급망 질서에서 핵심적 역할을 확보해야 한다.
경제안보 체계 구축
첨단기술과 핵심광물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은 독자적인 경제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핵심 산업분야에서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디지털 통상규범 선도
미래 통상환경에서는 디지털 무역과 데이터 경제가 핵심 이슈로 부상할 것이다. 한국은 디지털 통상규범 제정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여 새로운 통상질서 형성에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은 한국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단기적으로는 수출 감소와 경제성장률 둔화 등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제구조 다변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은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수출시장 다변화, 기술혁신 가속화, 경제안보 체계 구축, 통상외교 강화 등을 통해 미국의 통상압박에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특히 IMF는 트럼프의 보편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2025년에 0.8%, 2026년에 1.3% 각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한국은 이번 위기를 통해 미국 일변도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더욱 균형잡힌 글로벌 경제파트너십을 구축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