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란드, 9조 원 규모 K2 전차 수출계약 마무리 임박

복수의 정부 소식통과 방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폴란드에 K2 전차 180대를 공급하는 계약이 이달 하순에 체결될 예정이다. 애초 지난해 말 체결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번 계약이 드디어 최종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무기 수출 계약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대규모 방산 수출이며, 계약 금액은 60억 달러(약 9조원) 이상이다. 이는 한국 방산 수출 역사상 단일 무기체계로는 최대 규모의 계약으로, 한국의 방산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K2전차 180대 가운데 117대는 현대로템이 직접 생산해 공급하고, 63대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가 현지에서 라이센스 생산한다. 이러한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방식은 양국 간 방산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한국 방산업의 해외 진출 전략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1차 계약의 성공적 이행이 발판
이번 2차 계약 체결의 배경에는 1차 계약의 성공적 이행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2022년 7월 폴란드와 K2 흑표 전차 1000대 수출 기본계약을 체결했으며, 1차 인도분 180대에 대한 4조 4992억 원 규모의 실행계약을 맺었다.
1차 계약에서는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FA-50 경공격기 48대가 포함됐고, 2023년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152문을 시작으로 2차 계약의 개별 계약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수출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지정학적 배경과 전략적 의미
폴란드의 K2 전차 도입 결정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폴란드로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상황에서 긴급소요가 발생했다. 이러한 안보 환경 변화는 한국 방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창이 되었다.
K2 전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동성과 화력을 자랑하는 3.5세대 전차로, 특히 노후화된 기존 M48 전차를 대체하려는 폴란드의 요구사항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실제로 폴란드 현지에서의 성능 평가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며 추가 도입의 필요성을 입증했다.
한국 방산업의 새로운 도약
이번 계약 체결은 한국 방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9조원이라는 대규모 수출 계약은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이는 한국과 폴란드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유럽 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한국 방산업계는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과의 방산 협력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K2 전차의 우수한 성능이 실전에서 입증되면서, 향후 추가적인 수출 기회 창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